'어벤져스: 엔드게임'이나 '아이리시 맨'과 같은 영화들을 보면, 요즘 할리우드의 CG 기술력이 배우들의 모습에 어느 정도까지 세월의 흐름을 없애버릴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할리우드의 놀라운 CG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부활한, 이제는 볼 수 없는 왕년의 스타들의 그때 그 시절 모습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1 브루스 리 - 조니 워커 광고 (2013)
지난 1973년 32살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홍콩 액션 영화의 아이콘 이소룡(브루스 리)는 홍콩에서 제작된 디아지오 그룹의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조니 워커의 '게임 체인저' 캠페인에서 CG로 완벽하게 부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브루스 리의 완벽한 현실 재현을 위해 홍콩 광고 에이전시인 BBH에서는 브루스 리와 흡사한 외모의 대역 배우 대니 찬의 얼굴에 약 2,500여 개의 생전의 브루스 리의 얼굴 표정을 합성해서, 브루스 리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미소, 그리고 말하는 입 모양새까지 그대로 구현을 해냈다고 합니다.
해당 광고에서 브루스 리는 인생의 메타포이지 위스키를 상징하는 물을 인생을 살아가는 법, 성공을 위한 삶의 태도 등에 비유합니다. 자료 조사와 제작 기간 만 9개월 여가 걸렸다는 광고에서, 브루스 리의 실제 딸인 샤넌 리가 죽은 아버지를 부활시키는데 크나큰 기여를 했다고 하네요.
2 브랜든 리 - 크로우 (1993)
브루스 리가 CG로 부활하기 이전 이미 브루스 리의 아들 브랜드 리 역시 CG로 부활을 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례입니다.
지난 1993년 영화 '크로우' 촬영 당시, 브루스 리의 아들 브랜든 리는 끔찍한 총기 오발 사고로 사망을 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제작사인 미라맥스는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와 1,000만 달러(한화 약 12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입해서 '크로우'에서의 브랜든 리의 남은 분량을 CG로 대체하게 됩니다.
영화 캐릭터 설정상 검은색 복장에 얼굴에 흰색 분칠을 했던 브랜든 리였기에 남은 CG 작업이 다른 작업에 비해 수월하게 진행이 됐다는 후문이었죠.
3 오드리 헵번 - 갤럭시 초콜릿 광고 (2013)
지난 2013년 미국의 식품 업체인 아메리칸 글로벌 캔디는 1960년대 지중해를 배경으로 하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아름다운 초콜릿 광고를 제작을 했는데요. 놀랍게도 이 초콜릿 광고에 등장했던 배우는 지난 1993년 향년 63세로 세상을 뜬 오드리 헵번이었습니다.
자기 절제에 철저했고 요리를 즐겼던 배우로도 유명했던 오드리 헵번은 자신의 요리책에 딱 두 가지 요리만 담을 수 있다면 토마토 소스 파스타와 초콜릿 케이크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초콜릿에 대한 순수한 탐닉으로 유명해서 선택된 광고였다고 하는데요.
전성기 시절의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영국의 특수 효과 회사인 프레임스토어는 오드리 헵번의 개미 허리와 오드리 헵번의 얼굴 모션 캡처를 담당하는 두 명의 대역 배우를 따로 고용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완벽한 오드리 헵번을 CG로 부활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4 마릴린 먼로, 그레이스 켈리 등 - 디올 쟈도르 향수 광고
지난 2011년 샤를리즈 테론이 모델을 맡고 있는 크리스찬 디올의 향수 브랜드 쟈도르 캠페인에서는 할리우드 골든 에이지 최고 스타였던 마릴린 먼로와 그레이스 켈리, 그리고 마를렌 디트리히를 CG로 부활시킵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런웨이 쇼에 늦에 도착한 샤를리즈 테론이 급하게 준비를 하며 마릴린 먼로, 그레이스 케리, 마를렌 디트리히 등의 과거의 크리스찬 디올의 광고 모델 등과 눈길을 주고받는 장면이 인상적인 이 광고는 '티벳에서의 7년'의 감독인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5 피터 커싱 -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2016)
1977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에서 데스스타의 지휘권을 가진 제국군 월허프 타킨 총독 역을 맡아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배우 피터 커싱은 지난 1994년 81세의 나이로 사망했지만, 그로부터 20년 이상이 지난 2015년 개봉한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CG 기술로 부활합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등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인 가이 헨리가 모션 캡처 장치를 달고 타킨 총독 역을 맡아 연기를 하고, 그 위에 피터 커싱의 생전 얼굴을 디지털 맵핑을 통해 입힌 방식이었습니다. 거의 실사와 구분이 불가능한 결과물이었죠.
6 폴 워커 - 분노의 질주: 더 세븐 (2015)
'분노의 질주' 대표 배우인 폴 워커는 지난 2013년 11월 30일, 자선 활동을 마치고 친구인 로저 로다스가 운전하는 포르쉐 자동차를 타고 귀가하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을 하게 됩니다.
당시 '분노의 질주' 시리즈 7편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한창 촬영 중이었던 제작진은 폴 워커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전면 재촬영과 CG 작업을 고민하다 후자를 선택합니다.
이에 '반지의 제왕', '킹콩' 등의 특수효과로 유명한 웨타 디지털은 생김새가 비슷한 폴 워커의 두 동생인 코디 워커와 갈렙 워커를 대역으로 해서 생전의 폴 워커의 모습과 음성을 디지털 맵핑으로 합성해서 폴 워커를 스크린에 완벽하게 부활시킵니다. "어이, 작별 인사도 없이 그냥 가려고 했어?"라는 마지막 대사가 영화 팬들의 심금을 울렸던 사례였죠.
7 제임스 딘 - '파인딩 잭' (2021)
그리고 2020년 현재, '에덴의 동쪽', '이유없는 반항', '자이언트'까지 단 세 편의 영화로 청춘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배우 제임스 딘이 사후 64년 만에 CG로 부활하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는 영화 '파인딩 잭'이 제작 중입니다.
'파인딩 잭'은 개러스 크로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베트남 전쟁 당시 구조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일생일대의 친구가 된 파견 군인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인데요. 이 작품에서 제임스 딘은 극중 주인공 로건 역을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임스 딘의 화상 자료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제작사 매직 시티 필름은 이미 유가족으로부터 초상권 사용을 허락을 받았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대역 배우와 모션 캡처 방식을 사용해서 제임스 딘을 스크린에 부활시키고 목소리는 제임스 딘의 목소리와 유사한 성우가 맡는다고 하는데요.
다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배우인 크리스 에반스가 "컴퓨터에게 피카소의 명작이나 존 레논의 음악을 만들라고 부탁하는 꼴"이라며 제임스 딘 CG 부활 영화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등 영화팬들의 반응을 대체로 싸늘한 편이라고 합니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증이 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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