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300억 들였는데 통편집? 영화 속 최고가 삭제 장면들

영화를 찍다 보면 이런저런 사정으로 촬영 장면이 통편집되는 경우기 없지 않겠지만, 그러나 할리우드 모 블록버스터 영화는 제작상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무려 300억을 들여 찍은 장면을 통편집했고, 그 장면 때문에 추가로 800억의 제작비가 더 소요되었다고도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 속 최고가 삭제 장면들, 어떤 영화, 어떤 장면들이 있었는지 알아볼게요.

 

 

 1   오즈의 마법사 (1939) - 9,750만 원

지난 1939년 빅터 플레밍이 연출을 하고 주디 갈란드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오즈의 마법사'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277만 달러(한화 약 33억 원)의 막대한 자본을 들여 환상적인 화면과 촬영 기법을 선보인 작품이었는데요. 

하지만 빅터 플레밍 감독의 초기 편집본은 당시 평균 영화 러닝타임이었던 1시간 30분보다 30분 이상 길었던 거의 2시간에 가까웠고, 이에  MGM과 빅터 플레밍 감독의 20여 분의 피 같은 촬영분을 들어냈어야 했는데, 그중에서 도로시와 일행들이 에메랄드 캐슬을 찾아가다 저주의 숲에서 지터버그들에게 공격을 받는 장면은 8만 달러(한화 약 9,750만 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촬영분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전체 제작비의 3%에 달하는 금액으로, 2020년 현재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50만 달러(한화 약 18억 원)에 상응한다고 합니다. 돈도 돈이지만 촬영 준비에만 5주가량이 걸렸던 장면이라고 하니 통편집이 참 가슴이 쓰렸겠네요.

 

 

 2   다이 하드 2 (1990) - 1억 8,300만 원

레니 할린 감독의 1990년 영화 '다이 하드 2'에는 15만 달러(한화 약 1억 8,300만 원)짜리 통편집 삭제 장면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제작사인 20세기 폭스는 미국 유명 전동공구 회사인 블랙 앤 데커의 신상 유니볼트 무선 전동드릴을 2만 달러(한화 약 2,450만 원)를 받고 영화에 PPL로 등장시킬 예정이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가 공항에서 블랙 앤 데커의 최신 전동 드릴을 이용해서 통풍구에 진입한다는 설정이었는데요.

근데 촬영까지 무사히 마치고 난 후, 레니 할렌 감독은 이 장면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차 없이 통편집을 했고, 이에 격분한 블랙 앤 데커는 20세기 폭스에 소송을 걸어 승소해서 위약금 15만 달러를 받아냈다고 합니다. 

 

 

 3   고스트버스터즈 (2016) - 25억 원

2016년 리메이크 개봉한 '고스트버스터즈'에는 원래 크리스 헴스워스가 비지스의 노래에 맞춰 마치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를 패러디하며 춤을 추는 장면이 들어 있었습니다. 촬영에만 이틀이 소요된,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5억 원)이 들어간 장면이었는데요. 

근데 폴 페이크 감독은 최종 편집본에서 이 장면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서 통편집으로 해당 장면을 들어냈는데, 영화 개봉 후 크리스 헴스워스의 역할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아서 이 장면을 들어낸 것에 대해 큰 후회를 했다고 합니다. 

 

'고스트버스터즈'의 25억 원짜리 삭제 장면

 

 4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014) - 60억 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2014년 개봉작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센티넬들의 무차별적인 학살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뮤턴트들과 인류가 처한 암담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미래의 울버린이 시간 여행을 한다는 설정 때문에, 현재, 미래, 과거의 뮤턴트들이 총출동하는, 다시 말해 다른 '엑스맨' 시리즈보다도 더 많은 뮤턴트들이 등장했던 영화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131분의 러닝 타임을 맞추기 위해 안나 파킨이 맡았던 로그 촬영분 상당 부분을 들어냈어야 했는데, 전체 촬영 기간 126일 중의 5일의 촬영분, 금액으로 따지면 약 500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의 제작비가 통편집으로 날라갔다고 합니다. (삭제된 로그컷은 추후 발매된 DVD와 블루레이 버전에서 17분 추가 영상으로 확인이 된다고 합니다!)

 

 

 5   슈퍼맨 리턴즈 (2006) - 122억 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찍기 8년 전인 지난 2006년 영화 '슈퍼맨 리턴즈'에서도 100억 원이 넘는 돈을 통편집으로 날린 경험이 있습니다. 

'슈퍼맨 리턴즈'는 원래 오프닝 장면이 개봉 당시와는 많이 다른 슈퍼맨이 사라졌던 클립톤 행성의 좌표를 발견하고 찾아가서 클립톤 행성의 유적을 살펴보는 방대한 스케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약 6분간의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제작진은 엄청난 CG 작업과 함께 1,000만 달러 (한화 약 122억 원)에 소요되는 제작비를 쏟아부었지만, 그러나 스케일은 좋은데 스토리 설정상 결과물이 너무 지루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시작 장면부터 늘어지는 영화가 탄생하는 것을 우려해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워너브라더스는 이 장면을 들어내야만 했다고 하는데요.

1,000만 달러 때문에 2억 2,300만 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된 영화를 망칠 수야 없었던 결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슈퍼맨 리턴즈'의 전 세계 흥행 수익이 채 4억 달러(한화 약 4,877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흥행으로 결과가 나왔으니 이래저래 수난사가 겹쳤던 영화였네요. (아래 삭제 장면 동영상으로 확인하세요!)

 

Superman Returns - Return To Krypton

 

 6   올 더 머니 (2017) - 122억 원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지난 1973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실제 있었던 석유 재벌 진 폴 게티의 손자 납치 사건을 영화화한 '올 더 머니'는 주연 배우인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문 파문 때문에 1,000만 달러 (한화 약 122억 원)을 날린 영화가 됩니다. 

원래는 당해 연도 12월에 개봉해서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노린다는 전략이었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고사하고, 성추문 파문의 주연 배우 케빈 스페이시의 촬영 분량을 모두 들어내고 진 폴 게티 역에 크리스토퍼 플러머를 재캐스팅해서 재촬영했는데, 열흘간의 재촬영에 하루에 100만 달러씩, 토탈 1,000만 달러 (한화 약 122억 원)이 들어갔다고 하네요. 

 

 

 7   월드워 Z (2013) - 300억 원

지난 2013년 6월에 개봉한 '월드워 Z'는 원래 2010년 겨울에 개봉을 하려고 했던 작품입니다. 아울러 극장 개봉 당시에는 제리 일행이 탄 비행기는 영국행이 아닌 러시아 모스크바행으로, 모스크바에서 제리 일행과 좀비들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좀비들이 추위에 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를 통해 좀비를 처치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첫 번째 시사회 이후 러시아 장면에서 주인공이 액션 히어로로 변질되는 이상한 설정에 브래드 피트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의문을 제기했고, 영화의 성공을 위해 파라마운트는 2,500만 달러(한화 약 300억 원)을 들여 촬영한 기존의 러시아 촬영분을 엎어버리고, 적은 제작비에 가성비를 뽑을 수 있는 영국 WHO 연구소의 장면으로 대체를 하게 됩니다.

 

'월드워 Z' 삭제 장면의 컨셉 아트들

하지만 중간 장면의 재촬영으로 인해 바뀐 스토리로 이후 추가적으로 여러 장면들을 새로 촬영해야만 했는데, 그 결과 1억 2,000만 달러의 제작비에 추가적으로 8,000만 달러(한화 약 800억 원)이 추가 투입되어 제작비는 총 2억 달러로 상승을 하게 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300억 짜리 러시아 촬영분을 통편집하고, 추가적으로 800억을 들여 재촬영 후 완성한 시도는 가히 신의 한 수가 되었고, '월드워 Z'는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합니다. 

다만, 이렇게 가슴 쓰라린 경험을 한 파라마운트는 이후 '월드워 Z' 속편에 대한 지원을 끊게 되었고, 그 때문에 현재까지 브래드 피트는 '월드워 Z' 속편 제작에 계속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터치다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터치다운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