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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디즈니 '뮬란' 현재 상황

지난 2020년 1월 1일, 미국 영화 전문 매체인 시네마블렌드는 2020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 예상작 톱10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당시 '어벤져스' 시리즈도 없고, '스타워즈'도 개봉을 건너뛰고, '아바타 2'도 2020년에서 2021년으로 개봉이 연기된 상태에서, 2020년 최고 흥행 예상작 1위는 마블의 '이터널스'나 '블랙 위도우', 애니메이션 명가 일루미네이션의 '미니언즈'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인 '미니언즈: 라이즈 오브 그루',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영화인 '007 노 타임 투 다이', '분노의 질주 9', '원더우먼 1984'도 아닌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이었습니다.

 

 

시네마블렌드는 할리우드 리포터 분석을 참고해서, 2020년 중국 영화 시장이 북미 시장을 뛰어넘는 전 세계 최고 영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디즈니가 만드는 중국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뮬란’이 중국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흥행을 바탕으로, 기존 디즈니 실사 영화 작품들이었던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의 흥행을 뛰어넘는 수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디즈니 실사영화 '뮬란' 포스터

하지만 현재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의 상황은 말 그대로 총체적인 난관입니다.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 등 안 좋은 말은 모두 가져다 붙여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우선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포함하면 3억 달러(한화 약 3,640억 원) 이상이 들어간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은 앞서 뮬란 역의 주연 배우 유역비의 SNS 발언으로 한차례 위기를 맞이한 바 있습니다. 

유역비는 지난 2019년 8월 홍콩 정부와 시위대 사이에 있었던 유혈 사태에 대해 홍콩 경찰을 지지하며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글을 개인 웨이보에 올리면서, 지금까지도 전 세계 네티즌들은 유역비의 홍콩 경찰 지지 의사 표명에 크게 반발해 디즈니와 유역비, 나아가서 영화 '뮬란'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거센 상태입니다. 이는 당연히 영화 '뮬란'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입혔습니다. 

 

홍콩 시위 관련으로 비난을 받았던 '뮬란' 여주인공 유역비

아울러 '뮬란'은 전쟁 장면으로 인해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리메이크 실사 영화 중에서 처음으로 전체 관람가가 아닌, 13세 미만은 보호자를 동반해서 관람해야 하는 PG-13 등급을 받았습니다. 

 


이는 디즈니가 준비 중인 작품 중에서도 '뮬란'이 출연 배우가 모두 아시아인이라는 리스크가 큰 작품인 와중에, 과거 PG-13 등급의 디즈니 영화들 중에서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시작'이나 '론 레인저'와 같은 작품들이 폭망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유역비, 견자단, 공리, 이연걸 등 출연 배우들이 모두 아시아인인 영화 '뮬란'

거기에 진짜 터질 것이 터졌습니다. 바로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2020년 3월 27일 중국 개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할리우드 리포터 보도에 따르면, '뮬란'은 전 세계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지만, 무엇보다 중국 시장에서의 중요성이 큰, 중국 현지에서의 흥행 여부에 따라 전 세계 흥행 성적이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보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 1월 24일부터 중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모든 극장을 강제 폐쇄한 상황으로, 관련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는 전체 영화관의 90% 이상에 해당하는 7만여 개 이상의 영화관이 코로나19 여파로 폐쇄가 된 상태이며, '뮬란'의 개봉 예정일이었던 3월 27일까지 극장들이 다시 문을 열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폐쇄된 중국 극장

결국 '뮬란'은 개봉일을 2020년 7월 24일 여름으로 옮기게 되는데, 다들 잘 알다시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국 영화시장에서 여름방학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어찌 됐든 여름은 여름이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개봉일 눈치를 보던 한국 영화 대작들이 전면 여름 시장에 뛰어들며 '뮬란'은 한국에서 '반도', '영웅', '승리호', '모가디슈', '서복' 등과 같은 200억 대작 한국 영화들과 대결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입니다. 

 

 

아직 개봉일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산행'의 속편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좀비 블럭버스터 '반도'가 '뮬란'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봉 예정이고,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기를 맞아 개봉하는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대작 영화 '영웅'도 여름 시장 개봉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개봉 예정 '반도'와 '영웅'

그 외에도 '베테랑'으로 1,000만 감독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 중 고립된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목숨을 건 탈출을 담은 영화로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이 출연하며, 순 제작비만 200억 원 안팎의 대작이죠.

 


또한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가 다시 호흡을 맞춘 '승리호'도 여름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 우주를 배경으로 만든 SF 블록버스터로 2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었으며,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이 영생의 비밀을 지닌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과 그를 차지하려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위험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인 '서복' 역시 100억 이상을 들인 여름 개봉 예정의 영화입니다. 

아울러 곽도원, 김대명, 김희원 주연의 '국제수사'와 '강철비' 후속작으로 정우성, 곽도원이 주연을 맡은 '정상회담'도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일을 잡지 못했지만 여름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거의 10여 편에 가까운 한국 영화 기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 안 그래도 개봉 전부터 중국 특화 영화라며 한국 영화팬들에게 배척을 당하고 있는 디즈니 '뮬란'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가 없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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