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우들에게 임신이란 크나큰 축복이지만 영화 촬영 제작진들에게는 비상사태일 것입니다. 그것도 몸쓰는 일이 많은 액션 블록버스터라면 더더욱 배우 보호를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텐데요. 임신 중 액션 영화를 촬영했던 할리우드 배우들이 관객을 감쪽같이 속였던 트릭들을 정리했습니다. 함께 보실게요.
1 페넬로페 크루즈 -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2011)
페넬로페 크루즈가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출연 계약을 맺었을 당시, 이미 제작진은 페넬로페 크루즈가 임신한 상태임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아이 아빠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죠)
하지만 하필이면 페넬로페 크루즈가 본인의 분량을 한창 찍을 시점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고, 제작진은 영화 촬영 유무를 떠나 태아와 임산부 모두를 위해서 대안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제작진이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대역이었습니다. 그것도 바로 페넬로페 크루와 똑닮은 외모의 여동생 모니카 크루즈입니다. 스페인에서 TV 드라마 몇 편과 영화 등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배우 출신 여동생인지라 관객들마저 감쪽같이 속아넘어갔다고 합니다.
2 갤 가돗 - 원더 우먼 (2017)
갤 가돗은 2013년 개봉한 영화 '맨 오브 스틸'에서 작은 배역을 제안받았지만 임신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을 했던 경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더우먼'은 달랐습니다. 갤 가돗에게는 본인의 배우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이었고, 갤 가돗은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사실을 숨기고 캐스팅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갤 가돗은 촬영 초기 임신 상태를 숨기고 어찌어찌 촬영을 끝마쳤지만, 임신 5개월 차에 재촬영 때는 달랐습니다. 제작진은 눈에 띄게 불러오는 갤 가돗의 배를 숨기기 위해 타이트한 원더우먼 슈트의 배 부분을 삼각형으로 잘라 녹색 천을 덧댄 후 재촬영을 했고, 후반 편집 작업 때 CG로 갤 가돗의 몸매를 변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3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 스파이더맨 3 (2007)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에서 피터 파커와 메리 제인 사이를 위협했던 그웬 스테파니 역을 맡았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고층 빌딩에서 추락하는 크레인 사고 장면도 스턴트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는 등 영화 촬영 내내 몸을 아끼지 않고 촬영에 임했습니다.
어떤 트릭이 있었느냐고요? 아무런 트릭도 없었습니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스파이더맨 3' 촬영이 모두 종료되고 나서 일주일 후에 본인의 임신 사실을 알았으니까요. '스파이더맨 3' 촬영 도중 책상이 무너지는 일까지 있어서 어찌 보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지만, 모든 것을 잘 넘기고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그해 12월 무사히 출산을 마쳤고, 사랑스러운 첫째 아들을 품에 안았다고 합니다.
4 케이트 윈슬렛 - 다이버전트 (2014)
미국 작가 베로니카 로스의 동명의 SF 영 어덜트 소설을 영화화한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2014년 첫 작품에서 케이트 윈슬렛은 생애 처음으로 악역 연기에 도전을 합니다. '타이타닉'이나 '이터널 선샤인'과 같은 작품에서 주로 성숙한 여인의 연기를 소화해냈던 케이트 윈슬렛치고는 상당한 도전이었죠.
아울러 케이트 윈슬렛은 당시 13살 딸과 10살 아들 이외에도 임신 5개월 째였던지라, '다이버전트' 시리즈 제작진 역시 출산 후에 시리즈 2편인 '인서전트'부터 출연하는 것을 권유했지만, 케이트 윈슬렛은 기어코 출연을 강행해서 영화 후반부에 냉철하고 악랄한 재닌 박사로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케이트 윈슬렛이 임신 5개월의 몸으로 영화 출연을 고집했던 이유는 자녀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10살, 13살이라고는 해도 또래에 비해 독립적이지 못하고 사교성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엄마의 일상적인 도움 없이도 스스로 생활을 해나가기를 바랬다는 의도였는데요.
제작진은 촬영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배가 불러오는 케이트 윈슬렛을 가리기 위해 주로 앉아 있는 장면으로 배역을 바꿨고, 서 있는 상태에서는 파일 폴더나 아이패드 등을 사용해서 배를 가렸고, 액션을 요구하는 장면에서는 대역 배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5 할리 베리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014)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스톰 역을 맡았던 배우 할리 베리는 영화 촬영이 시작되기 직전에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이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할리 베리의 촬영분을 촬영 초반으로 모두 이동시켜서 2주가량의 빠른 일정으로 촬영을 끝마치게 됩니다.
그러나 최종 편집본에서 생각보다 배가 부른 할리 베리의 모습이 확인되자, 할 수 없이 한 장면만 빼고 대부분 통편집을 했다고 합니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마지막 스톰 역할을 맡았던 영화인데, 할리 베리로서는 무척 아쉬운 퇴장이었겠네요.
6 레베카 퍼거슨 -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2018)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촬영 기간 중 임신을 하게 된 레베카 퍼거슨은 영화 촬영 완료 시점에는 무려 임신 7개월이었다고 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톰 크루즈가 빌딩 점프 장면을 찍다 발목을 다쳐 8주간 촬영이 지연되었고, 그 때문에 후반 작업이 시사회를 3주 앞둔 시점에 가까스로 마무리되었을 정도였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레베카 퍼거슨은 임신 상태에서 액션 연기를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따로 어떤 처리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프로 정신 만렙의 레베카 퍼거슨은 복대로 배를 동여매고, 오토바이 추격 장면에서부터 격투 장면까지 임신 상태에서도 그 모든 스턴트를 직접 소화해서 제작진의 우려와 찬사를 동시에 받아냈고, 심지어 출산 직전 만삭의 몸으로 영화 홍보 행사까지 모두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7 스칼렛 요한슨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촬영 당시, 이미 블랙 위도우 역의 스칼렛 요한슨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제작진은 촬영 일정을 분배해서 스칼렛 요한슨의 촬영분을 당겨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촬영 시작 때 이미 임신 4개월 차였던 스칼렛 요한슨의 배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제작진은 스칼렛 요한슨의 부른 배는 조명과 펑퍼짐한 가죽 의상으로 커버하고, 카메라에 임신 상태의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이면 CG 후반 작업으로 처리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제작진은 스칼렛 요한슨이 현장 촬영보다는 움직이기 편한 스튜디오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했고, 가능하면 앉아 있는 장면으로 스토리 수정, 배를 가릴 수 있는 소품이 있다면 적극 활용했고, 액션 장면에서는 스턴트 대역을 활용했고, 심지어 임신으로 부은 얼굴까지 CG로 처리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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