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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흑역사래도 좋아! 표절로 대박난 마블 슈퍼히어로들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DC는 마블에 한참을 밀리는 모양새지만, DC 코믹스는 1934년 창립 이래로 코믹스 만화에서만은 최고의 캐릭터들을 많이 만들어냈고, 그보다 5년 후에 창립된 마블 코믹스는 후발 주자로서 DC의 캐릭터들을 따라잡는 역사를 밟아왔습니다.


사정이 그러다 보니 마블에는 기원이 의심스러운 캐릭터들이 많이 생겨나게 됩니다.  표절이라고 말해도 변명의 여지가 1도 없는 캐릭터들이죠. 


딱 봐도 대놓고 DC 캐릭터를 표절한 대표적인 마블 캐릭터 다섯을 꼽아보았습니다. 겨우 10년의 기간에 강고하게 보란듯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창조하며 DC를 저 멀리 앞선 마블로서는 흑역사라면 흑역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1  DC의 그린 애로우를 표절한 마블 호크아이

마블 '어벤져스'의 궁수 히어로 호크 아이는 DC의 그린 애로우를 표절한 캐릭터입니다. 1941년 DC 코믹스에서 현대판 로빈 후드에 배트맨의 분위기를 씌워서 만든 그린 애로우를 따라 잡기 위해 1964년 마블 코믹스가 만들어낸 히어로가 바로 호크 아이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할리우드에서 두 캐릭터의 인기는 호크 아이가 그린 애로우를 한창 앞서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린 애로우가 미드에서 오랜 시즌 동안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고는 해도 스몰 스크린과 빅 스크린은 무대 자체가 다르고, DC의 그린 애로우가 원작 코믹스의 모습에 충실해서 육탄전에 충실하는 통에 좀 단조로운 모습이라면, 마블의 호크 아이는 다양한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화살과 활로 더욱 다이나믹한 모습과 함께 계속해서 진화중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마블 원작 코믹스에서 호크 아이는 한 때 '앤트맨'의 행크 핌 박사가 발견한 핌 입자를 이용해서 신장이 30미터 이상으로 커지는 상황을 연출한 적도 있으니, 배트맨처럼 잔뜩 폼만 잡고 어둠의 자경단으로 군림하는 DC의 그린 애로우에 비해 향후 MCU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2  DC의 레드 토네이도를 표절한 마블의 비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비전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첫 등장을 하죠. 비전은 1968년 마블 코믹스에서 울트론이 어벤져스를 파괴하려고 고안한 피조물입니다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도 비전은 코믹스에서처럼 창조주에게 등을 돌리고 히어로가 됩니다.


코믹스나 영화나 동일한 스토리를 공유해서 비전이 마블의 순수 캐릭터같지만, 웬걸요, 1963년에 발간된 DC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에서 이와 아주 유사한 상황이 그려집니다. 슈퍼빌런이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를 무너뜨리려고 레드 토네이도라는 로봇을 만들어내는 상황이 그렇죠.



두 안드로이드는 다른 파워를 가졌지만, 히어로 팀을 파괴하는 안드로이드라는 설정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두 코믹스에서 다룬 상황이 너무 비슷합니다. 


심지어는 외모도 비슷하고 분위기도 유사합니다. 1968년 같은 해에 등장했다는 시기 면에서도 마블의 비전은 DC의 레드 토네이도를 표절했음이 분명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에서의 성공 덕에 이제 비전은 알아도 레드 토네이도는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마블의 성공적인 도둑질!



 3  DC 다크사이드를 표절한 마블 타노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기어코 우주의 절반을 쓸어 버렸던, 현존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최강 빌런이자 절대악인 타노스는 사실 같은 레벨의 DC 캐릭터 다크사이드를 표절한 것입니다.


다크사이드는 1970년에 잭 커비가 만들어낸 아포칼립스의 외계인 절대군주로, 우주를 말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1973년에 마블 코믹스에 등장한 타이탄의 절대군주인 타노스는 '데스'를 여자친구 삼아서 은하계를 파멸시키려 합니다.



두 캐릭터 다 엄청나게 힘이 세고 염력과 텔레포트, 시간 여행이 가능하고, DC와 마블 유니버스에서 각각 가장 막강 파워의 빌런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끝판왕 표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역시 조만간 ‘저스티스 리그’에 맞서는 다크사이드를 선보이겠지만, 글쎄요, 현재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의 하는 행태를 보니 타노스에 비견되는 다크사이드의 구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도, 원작 코믹스에서 3년 뒤진 표절로 탄생한 타노스의 압승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4  DC의 데스스트로크를 표절한 마블의 데드풀

데드풀이 데스스트로크를 베낀 것은 너무도 명백합니다. 일단 이름부터 데스스트로크의 본명인 슬레이드 윌슨을 따서 웨이드 윌슨이라고 지었으니까요. 표절을 넘어 데스스트로크에 대한 오마주를 드러낸 것입니다.


하지만 꽤나 실없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인 데드풀은 자기만의 생명을 얻어서 지금까지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패러디 코믹스의 최강자가 되었고, 빅 스크린에서도 극적으로 부활해서 19금 슈퍼히어로 영화사를 새로 쓰며 시리즈 2편까지 흥행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데스스트로크는 미드에서 간간히 등장하며 여전히 슈퍼틴들을 죽이고 싶어 안달하는 따분한 암살자 아저씨로 그냥저냥 살아가다, 2016년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배트맨 솔로 영화의 메인 빌런으로 낙점됩니다. 


하지만 벤 애플렉이 배트맨 솔로 무비 연출에서 하차하면서 메인 빌런도 엎어지고, 워너와 DC가 그 대신 데드 스트로크 솔로 영화를 추진한다했지만 것도 별 다른 소식이 없고, 혹시라도 다시 빌런으로 불러줄까 싶은 맷 리브스 연출의 배트맨 솔로 무비도 2019년에나 제작이 들어간다고 하니 여전히 갈 길이 먼 데스 스트로크입니다. 표절 후발 주자 마블 데드풀의 완벽한 승리입니다!



 5  DC의 둠 패트롤을 표절한 마블의 엑스맨

사회에서 밀려난 부적응자들이 팀을 이루어 휠체어를 탄 똑똑한 리더 아래서 파워를 갈고 닦고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려고 분투하는 이야기, DC의 '둠 패트롤' 코믹스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겨우 3개월 후에 마블에서도 휠체어를 탄 프로페서 아래 뮤턴트들이 수련을 받아 악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의 코믹스가 등장합니다.



불과 3개월의 시차밖에 없지만, 두 코믹스 사이의 유사점이 너무 많다 보니 둠 패트롤의 크리에이터인 DC의 아놀드 드레이크는 명명백백히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쳐갔다며 현 마블 명예 회장 스탠 리를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스탠 리가 엑스맨을 창조하며서 DC의 둠 패트롤을 도둑질 했는지는 결코 증명된 적은 없습니다. 표절이라고 말해도 그닥 당당하게 할 말은 없겠지만, 우연이라고 말한다면, 어쩌면 위대한 정신은 사고의 방식이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네요.